완전하지 않기에, 인간이다

완전하지 않기에, 인간이다

🌌 인간은 결핍을 탐구하는 존재

인간을 이해하려면 먼저 짐승을 이해해야 한다.
짐승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그저 본능대로 산다.
태어나서 교육받지 못한 인간 역시 짐승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인간은 본능 위에 교육이라는 덧칠을 하며, 짐승과의 경계를 만든다.
그 덧칠은 본성을 지우지 못하지만, 방향을 바꾼다.


🧠 본성과 교육

수면욕, 식욕, 성욕 —
이 모든 것은 인간이 짐승으로서 가지고 태어난 하드웨어다.
교육은 그 본능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능이 사회 속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조율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교육은 자유의 제약이자, 문명의 출발점이다.
인간은 자유를 포기함으로써 사회를 얻었다.
모두가 진짜 자유롭게 살면 사회는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 법과 희생

법은 인간이 서로의 욕망을 제한하기 위해 만든 자유의 울타리다.
자유는 제한되어야만 지속될 수 있고,
희생은 그 제한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는 행위이기에 고결하다.

욕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AI가 대리충족을 제공하더라도, 그것은 감정의 그림자일 뿐이다.
인간은 대체된 쾌락으로는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욕망은 감각의 재현이 아니라 존재의 실감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 결핍의 순환

결핍은 인간의 본질이다.
결핍이 있어야 욕망이 생기고, 욕망이 있어야 탐구가 태어난다.
인간은 끊임없이 결핍을 메우려 하지만,
결핍을 메우는 순간 또 다른 결핍이 찾아온다.

결핍이 사라지면 해야 할 일도, 즐거움도, 의미도 사라진다.
그러므로 결핍은 인간이 인간으로 남기 위한 영원한 조건이다.


🌱 결핍을 품은 존재

결국 인간의 위대함은 결핍을 없애는 데 있지 않다.
결핍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능력에 있다.

자신의 결핍을 넘어 가족으로, 사회로, 자연으로,
그리고 우주로까지 그 관심과 책임을 확장한 자 —
그를 우리는 **성인(聖人)**이라 부른다.

성인은 결핍이 없는 존재가 아니라,
결핍을 품은 채로 완전함을 이해한 존재다.
결핍이 사라지지 않기에, 인간은 탐구를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탐구야말로, 인간이 짐승을 넘어 인간이 되는 유일한 길이다.